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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성이라는 아이는 기술을 배우러 온 외지인 단명종이었다. 이 수줍은 아이와 어렵사리 친해진 끝에 알게 된 정보가 있다(그는 왠지 위축된 듯했지만 무릇 아이들이란 열심히 다독여 줘야만 마음을 여는 법이다).
약을 구하는 자들이 끝없이 나부로 몰려드는 것처럼, 공예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주명(朱明)은 피어포인트나 스크루별(다른 기술의 성지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같은 학문의 보고나 마찬가지였다. 기술을 배우기 위해 별바다 각지에서 몰려든 화외지민(化外之民)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이들은 학업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 배운 기술을 전파했다. 하지만 응성은 달랐다. 그에겐 돌아갈 고향이 없었다.
응성의 고향은 보리인 함대에 파괴된 후 무기용 목장으로 전락했다. 난 그게 어떤 결말을 의미하는지 안다. 아이의 가족과 동포는 존엄이라고는 없는 고깃덩어리가 되어 거대한 기계짐승의 사료가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꼬마는 선주에 도착해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노력했다. 그는 운기를 위해 무기 만드는 법을 배우며 그 끔찍한 요괴들을 제거할 것이라 맹세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벌써 장인 자격을 인정받았을 정도로 정말 대단한 아이였다.
「하지만… 공조사의 다른 선인 사부님들은 제가 아직 멀었대요.」
「의욕이나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분들처럼 오래 살지 못해서 배우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래요.」
「어쩌면 전 부모님의 원수를 갚는 날이 오기 전에 죽을지도 모르죠.」
아이의 낙담한 표정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그 늙은이들의 헛소리는 무시해. 어차피 선인도 아니고 단지 널 질투하는 것뿐이니까.」
「지니어스 클럽에도 수십 년밖에 못 사는 천재가 얼마나 많은데! 그들이 이뤄낸 업적도 똑같이 대단하지. 장수종이냐 단명종이냐가 업적이랑 무슨 상관이야?」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일에만 집중해. 결과는 어차피 하늘의 뜻에 달린 거야」
아이는 기분이 조금 풀린 듯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어른들의 말씀이 다 헛소리는 아니에요! 회염 사부님은… 절 존중하면서 많은 걸 가르쳐주셨죠!」
하늘이 내린 원한, 불쌍한 처지, 천부적인 재능이라…. 나도 모르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는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조막만한 손으로 내 손등을 토닥였다. 그러다 이내 자기가 이곳에 왜 왔는지 떠오른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
「어… 그게… 사부님께서 여러분을 염륜연마궁으로 안내하라고 하셨어요.」
「한시가 급한데, 우선 병력과 무기 지원에 대한 일부터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
「저, 전 그저 회염 사부님의 명령에 따를 뿐이에요.」
「용광로에서 천 개의 별을 제련하고, 직접 영혼을 불어넣네. 별빛으로 군사력을 드높이고, 시퍼런 날로 평온을 지키자」 연마궁 본당에는 이런 시가 걸려 있었다.
≪상국몽화록≫ 기록에 따르면 고대 국가의 한 황제가 출항을 기념하여 무기의 주형을 주명의 대가인 양적에게 선물했는데, 그 주형은 지금까지도 연마궁 최고의 보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선주 수렵에 필요한 무기 중 6-7할은 주명 공조사에서 만든 것이며, 염륜연마궁이 바로 주명 공조사의 토대였다.
함께 온 동료들은 이 일정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는 눈치였다. 회염은 우리에게 무기 주조 실력을 자랑하고 그걸 구실로 요청(曜靑)과 협상하려 했던 걸까? 아이를 보낸 건 완곡한 거절이었던 걸까?
이런저런 생각에 짜증이 났다. 다른 사람의 영역에선 불만이 있어도 마음에 담아둬야 한다——이건 증조할머니에게 배운 생존 기술이다. 난 회염을 만나기 전까지 절대 불만을 표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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