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제2장 2㎥ 선실의 음식과 생활
일부 밀입국자는 꿈속에서의 시간을 연장하기 위해 현실의 소모품 구매를 포기하곤 한다. 그러나 85%의 응답자는 방의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함선의 청소 로봇에게 돈을 지불하겠다고 답했다——선실의 악취가 꿈 입장 체험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필자가 본 청소 로봇은 앰버 2152기원에 생산된 스타피스 컴퍼니에서 단종된 구형 모델로, 밀입국 함선의 수명보다도 길었다. 그 로봇은 우주선의 절반, 총 107개의 선실의 청소를 담당하고 있다. 걸을 때는 클리포트를 찬양하는 노래를 흥얼거리는데, 저렴한 서비스 비용 때문에 「보존」에 대한 신앙심을 갖게 된 밀입국자까지 있다.
물론 이 청소 로봇은 지불 능력이나 바이털 사인을 잃은 손님도 「정리」하지만, 밀입국자들은 이런 일에 익숙하다.
밀입국 우주선에서 가장 유행하는 음식은 컴퍼니의 화물 운반 노선으로 운송되는 '고속 비타 영양액'이다. 자원이 부족한 「변방 행성 무역 전쟁 시대」에 한 「식물학자」가 만들었고(그녀는 켁스칼 은하계의 지능 식물이다), 후에 컴퍼니가 특허권을 구매했다. 이 영양액은 「저렴한 가격」과 「먹어도 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장점 때문에 수차례 전쟁에서 구호 활동에 사용됐지만, 안전성 문제로 금지되면서 공장도 폐쇄됐다.
전쟁 중에 대량의 영양액을 비축한 상인들은 낙담해서 세 앰버기원 동안 두 행성에 제공할 수 있는 영양액을 가지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은하에는 저렴한 생명 유지 제품이 하나 늘었다. 일부 천체에서는 영양액 한 병의 가격이 현지 생물의 배설물만도 못할지도 모른다.
경험이 많은 밀입국자들은 빈 캔을 수집해서 선장에게 합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하지만 신입들에게는 이런 상황을 공유하지 않고, 선장은 그들에게 입막음 비용을 건넨다.
「근데 이거 유통기한은 있나요?」
「먹어도 죽지는 않을 거예요. 아마도」
오랫동안 저중력 환경에 노출되기 때문에 유기 생명체인 밀입국자들은 무기 생명체보다 골다공증이나 내분비 장애 등 건강 문제가 생길 위험이 높다. 하루에 10,000신용 포인트인 선실 정리 비용은 절대다수의 밀입국자들이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다.
위의 갖가지 문제에 직면하여, 아직 고농도 기억 물질에 붕괴되지 않은 일부 밀입국자는 더 길게 잠자기 위해 자신의 신체 대부분을 개조한다.
「지금의 내 모습을 봐요. 꿈 입장 외에는 신경 쓸 게 아무것도 없죠——그저 오랫동안 꿈에서 깨지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
이 베타라는 밀입국자는 필자가 인터뷰를 진행할 때, 머리의 10분의 1과 대략 29킬로그램 정도인 무기 껍데기만 남아있었다. 내 정체를 알게 된 후, 베타는 선장이 자신의 유기 신체를 판 뒷돈을 꿀꺽했다며 계속 욕했다. 또 이제 저질 건전지만 있어도 살아갈 수 있으니까 마지막까지 숨겨두었던 영양액 한 병을 내게 선물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먹어도 죽지는 않을 거예요. 아마도」
필자가 「레버리」 호텔에서 원고를 작성하는 동안 한 무기 생명체 손님이 내게서 그 영양액을 받아 갔다. 그 후 그 손님은 나를 자신의 작은 정원에 초대했다. 정원에서 그 영양액을 부어주니 생기를 되찾은 자그마한 꽃 한 송이가 나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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